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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with ... 영화

시간을 초월하는 자, 닥터 스트레인지 (2016)

by story-opener 2020. 10. 30.

Doctor Strange


어드벤처/판타지/액션/SF
미국
2016.10.26 개봉 115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스콧 데릭슨
(주연) 베네딕 컴버배치, 레이철 맥아담스, 틸다 스윈튼, 매즈 미켈슨, 치에텔 에지오포

 

 

 

 

 

 

당신이 알고 있는 현실이 뒤바뀐다.


마블 히어로의 새로운 시작!
모든 것을 초월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히어로가 온다!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외과의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마지막 희망을 걸고 찾아간 곳에서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만나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모든 것을 초월한 최강의 히어로로 거듭나는데...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지나 1977년 경제 호황기로 접어든 미국은 경제부흥을 꿈꾸며 그 호화로움에 취해가고 있었다. 그 무렵 자신의 수술실에서 노래 'Feel so good'을 들으며 지식을 과시하는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한다.

 

 

 

 

자만을 넘어 교만의 정점을 찌르는 캐릭터. 닥터 스트레인지.

 

개인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고 있으면

마치 '미국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된 미국은 당시 1970년 후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음을 만끽하며 들뜨기 시작하지만 1980년대를 통과하며 냉전이 종식되는 위기에 봉착하자 신자유주의를 들고 미국 자본시장을 전 세계로 확장시킬 작업을 시작한다.

 

1987년 미국 뉴욕증권가는 '블랙 먼데이'를 맞게 된다.

그 해 10월 19일 금요일에 뉴욕증시가 하루에 598포인트(22.6%) 급락하며 대공황보다 더 심한 폭락을 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세계의 흐름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1989년 혁명이 터지고 동유럽과 기타지역들의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1990년 독일 재통일이 이루어지고

1991년 말 소련이 붕괴된다.

 

그와 동시에 공산권을 벗어난 동유럽국과 기타 소수 국들은 준비되지 않은 독립을 하게 된다.

 

1990년대 초, 완전한 냉전종식으로 지구 상의 국경선들이 재정립되면서 미국의 자본시장은 이들 신규 대출자들의 등장으로 규모가 확장되고 그 힘은 더욱 막강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1977년을 배경으로 하는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러가지 의미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보인다.


냉전시대 속에서 세계 경찰노릇을 하던 미국을 떠올리면 영화 속 스트레인지는 생명을 구한다는, 혹은 생명을 부여한다는 우월주의자로 표현되고, 냉전 종식으로 사라진 소련을 떠올리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절대자의 착각과 망상에 싸여있는 스트레인지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그의 교만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가 살고 있는 집은 거대한 통유리로 박아놓은 속이 훤히 보이는 구조이며, 게다가 고층에 위치한다.
더불어 잘 나가는 신경외과이다 보니 버는 족족 써버리는 것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언제든 그만한 돈은 벌 수 있다는 교만에서 비롯된 행동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불행이 닥친다.
그것 역시 자만에 의한 불행이었다. 고속도로를 운전 중이던 사이 어느 환자의 기록을 훑어보던 중 벌어진 교통사고였다.
그 사고로 손가락 사이사이 신경이 모두 끊기고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11개의 철심을 박고 누워 있는 그는 자신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않는 스트레인지.

 

 


그는 수술을 누가 했든 이게 최선이라는 말에  -"나" 라면 달랐겠지-   라는 응수를 할 정도로 자만이 하늘을 찌르는 인간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실력자였고, 전문가였다.

 

 

자신의 손을 고치기 위해 전재산을 털어 넣지만 결과는 아무도 그의 손을 재수술하려 하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때 티베트에서 기적 같은 일로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짜고짜 티베트로 향한다.

 

 

한 순간의 사고로 최고의 기술 도구인 손을 잃어버리면서 그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손을 고치기 위해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 그는 네 가지 단계를 거쳐 마스터에 이른다.


1. 다 잊어라!
과거의 통념(상식)과 지식을 모두 버려라.
그리고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 인식하라.

육체에 의존하려는 나약함을 지워라.


2. 새로운 세상의 구조(언어)를 습득하라!
주문=프로그램=소스코드
생각은 현실을 창조해낸다.


3. 순응하라!
이치에 순응하라. 이치를 활용하라.
시간을 통제하는 자가 시간을 초월한다.


4. 정체성을 만들어라!
까다로운 망토가 그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정체성이 확실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미스터나 마스터 스트레인지가 아닌 닥터 스트레인지를 외친 자!
치유됐다는 믿음에 의지하고 안주하기보다 자신의 힘을 만들어 스스로를 치유한 자!
에이션트 원의 창시자가 만든 눈을 깨운 자!
금기를 어긴 자!

 

 


 

 

 


질문 1) 왜 신경외과 전문의 일까?

- 삶과 죽음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者
- 신경을 통해 뇌의 모든 것을 정신세계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者 (뇌, 신경, 소우 주론)
- 뇌과학자 (새로운 문명을 익히기 위한 기본지식이 탑재된 인물)


질문 2) 그 어마어마한 사고에서 다른 곳이 아닌 손을 손상시킨 이유가 뭘까?

- 손 = 기술(최고의 기술)
- 손을 부상당한 건 기술의 퇴화를 의미하는 것과 손의 감각에만 의지하는 1차원적 사고를 의미한다.
- 새로운 세상에서 손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암시하기도 한다.

 

 


질문 3) 깨진 시계와 떨리는 손은 뭘 의미할까?

- 잘 나가는 신경외과의 시절 부의 상징으로 고가의 손목시계들을 수집했던 습관이 있었기에 영화 속 손목시계는 그의 자만과 교만을 상징한다.
- 치유됐다고 믿으며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온전히 자신만의 새로운 힘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의 기로에서 흔들리는 자아를 상징하기도 한다.
- 신비로운 힘에 의지하며 치유됐다고 믿는다는 건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
- 손가락의 신경이 고장 나서 못하는 게 아니라 손가락에 의지하고 있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 그러나 마스터가 된 그는 부서진 시계를 바로잡아 서슴없이 손목에 채운다. 이제 더 이상 과거에 대한 미련과 집착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의미하는 장면이다.

 

 

 


 

 

뉴욕 생텀
런던 생텀
홍콩 생텀

 

 

질문 4) 런던, 뉴욕, 홍콩 생텀의 의미는?

- 금융자본주의 중심지
- 소서러 슈프림(에이션트 원)이 켈트족(스위스, 스코틀랜드, 아이스랜드 등지에 사는 인종)인 이유
- but, 홍콩은 어쩌면 중국에 대한 경고처럼 보이기도 하고, 중국에 귀속되며 무너지기 시작한 곳을 다시 재건한다는 메시지일지도 모르고..... 일본이 제외된 이유는 역시 방사능 피해 때문일까? - -;;

(거기까지 가서 영화를 찍을 객기는 부리지 말자는 걸지도)
- 영화 '상성'을 떠올리게 한다. 금융자본의 중심인 런던, 뉴욕, 홍콩. 그리고 자본주의의 어둠이 되는 홍콩.

 

 

런던 생텀은 파괴되고
뉴욕 생텀은 두 번이나 공격당하고
홍콩 생텀도 파괴되었지만
시간을 되돌려 다시 기회를 얻는다.

 

근현대 금융사의 현장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19세기 산업혁명 전후로 영국 런던 파운드의 힘이 자본의 핵심이었지만

20세기 1,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달러의 힘이 지금의 자본 줄이 된다.

그리고 21세기에 새로운 금융 도전자 중국이 나타나며 그 상징이 되는 홍콩 금융시장을 생텀으로 선택한 모습들은 금융의 역사를 그대로 빼닮은 모습이다.

 

 

 

 

 

 


질문 5) 다크 디맨션(자본)이 에이션트 원의 에너지원인 이유는?

- 시간(자본)의 무한한 확장성
- 욕망
- 둘은 서로 다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이기도 한 존재
- 시간을 초월하는 다크 디맨션(자본)과 시간을 통제하는 에이션트 원(산업)
(소서러 슈프림이 어둠의 에너지(다크 디맨션)를 이용해 자신의 힘을 극대화시킨다.)

 

 


 

 

 

도르마무 vs 스트레인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시즌1의 핵심은 도르마무와 스트레인지의 무한반복 도전 장면이다.

이 장면이 필요한 이유는 어벤저스:엔드게임(2019)에서 타노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같은 순간을 무한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찾은 마지막 싸움을 겨루게 되는데 그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스트레인지의 무한반복 시간 재생 능력은 바로 이때 도르마무를 시간 속에 가둬두는 이 대결에서 싸인 내공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타노스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찾기 위해 스트레인지의 시공간 초월력이 반드시 필요했던 점을 생각하면 스트레인지가 겪은 사고는 운명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카를 아마데우스 모르도(루마니아어: Karl Amadeus Mordo)는 모르도 남작(Baron Mordo)으로 불리는 마블 코믹스의 슈퍼 빌런 캐릭터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2'에서 강력한 빌런으로 나올 예정이라는 모르도는 시즌1에서 보았듯이 스트레인지와 함께 에인션트 원 밑에서 수학한 동문이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는 동문이기보다 선배라고 해야 한다. 특히 에이션트 원이 스트레인지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모르도가 어째서 등을 돌린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에인션트 원은 도르마무라는 악의 힘을 빌려서 지구를 지킨다. 앞서도 말했듯 다크 디맨션이 에인션트 원의 에너지 원천이라는 점이다. 또한 지구를 지키고 생명을 지켜낼 수 있다면 그 방법이 무엇이든 융통성 있게 활용해야 한다는 에인션트 원의 말에 모르도는 자신이 믿고 따랐던 그 모든 것들에 신뢰를 잃고 오히려 에인션트 원의 융통성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선을 위해 악을 이용하는 저들이 오히려 세상을 망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지면서 스트레인지와 등을 돌릴 결심을 하게 된다.

 

대의를 위해 규칙을 깰 수 있다는 발상은 참으로 편리한 생각이다.
그런 룰이 없었다면 인류는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일이다.

생존이라는 거대한 의를 위해 과거의 규칙을 깨는 것.

 

그러나 선과 악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이분법적 시선은 마법을 신이라 믿고 의지하는 약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게 되는 치졸한 죄악을 저지르게 한다. 모르도처럼. 그리고 자신이 바로 그 신인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인간은 모두 선과 악을 공존시키며 살고 있다.

그리고 내면의 악을 없앨 수는 없다.
단지, 그 악을 누를 힘을 키울 뿐이다.

선이 악이 되기도 하고, 악이 선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과 악은 함께 공존하며 각기 그 선을 넘지 않는 중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죽는 그 순간까지 유지된다.

만약 그 노력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려 한다면 그거야 말로 세상 손쉽게 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결국 공존을 거부한 그는 자신의 내면의 악 중에서도, 시기와 질투 그리고 교만(절대성을 강조하는 자만심)에 눈이 멀어 세상을 등진다.

 

세상이 이렇게 된 이유가 마법사 때문이라는 모르도의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말하는 마법사는 진짜 마법사가 아니라 마법사의 힘을 얻어 살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 힘에 감사하며 사는 약자의 혜택까지 굳이 뽑아가야 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임을 스스로 드러낸 꼴이다.

 

융통성은 없고 힘만 있는 존재.

오직 하나의 정의만 존재하는 약자. 상대성이 아닌 절대성에 의존하는 약자.
그는 결국 비뚤어진 시선을 갖게 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을 거부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진화하는 세상의 본질을 거부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약자는 모두 악이므로 그 혜택을 빼앗아야 한다는 모르도의 주장은 수용될 수 있는 걸까?

약자가 사라진다면 인류의 진화가 지속될 수 있을까?

 


p.s.

 

영웅의 개념이 바뀐 시대.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시대.
변하지 않는 건 생각이 현실을 창조하는 시대라는 세상의 본질.


마법 = 서양의 천체물리학 + 동양의 이치론

 

영화의 코드를 쉽게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롭게 관람했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 2022 제작  

 

두 번째 시즌이 예고되고 있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전편보다 더 짙은 어둠이 깔리는 듯 보인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제 또 어떤 난관에 봉착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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