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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with ... 영화

1960년대 미국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두 영화 /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 , 언제나 둘이서(1967)

by story-opener 2021. 1. 4.

 

 

(왼/포스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오/포스터) 언제나 둘이서

 

 

두 편의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면 그건 1960년대 미국의 경제상황이다.

이들 두 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미국 중산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를 통해 당시 미국의 경제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여기에 등장하는 두 쌍의 부부는 모두가 지식계층이라 불리는 중산층에 속한다.

영화는 그들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이중적인 추악함을 드러내고 있다.

 

 

"언제나 둘이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부부들을 비롯해 여러 세대와 직업을 가진 다른 부부들도 여럿 등장하는데 그들은 모두 노동자에서 소득이 많은 중산층 혹은 소자본가로 급성장한 중산층들로 나온다.

 

결국 모든 영화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 영화들은 제작된 그 시대의 배경, 즉 1960년대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 할 수 밖에 없다.

 


 

영화가 제작된 1966년~67년(1960년대 후반)의 미국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였다.

 

경제적으론 이래적인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50년대 후반부터 이어져 온 흑인폭동과 1964년의 베트남전 위기로 인한 반전 시위 및 저항운동이 연이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0년대의 미국은 다른 무엇보다도 "성장" 과 "인플레이션"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60년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1940년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의 제정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일으킨 뮤추얼 펀드를 이해해야 한다.

 

1950년대 한국 전쟁을 기점으로 더욱 활성화 된 뮤추얼 펀드는 소자본들이 대자본으로 확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더 많은 중산층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중산층 대부분이 이 시기에 거품처럼 부풀어 올랐다는 걸 이해하고 60년대를 바라 본다면 아래 두 영화의 제작의도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특히나 자본주의 시스템을 좀 더 능동적으로 접근 할 수 있게 되는 좋은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언제나 둘이서'라는 영화는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이해하면서 보게 될 때

그 해 1966년에 햅번 스타일이 어떤 시장을 어떻게 섭렵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주므로 영화를 한 층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당시 미국은 이미 1950년대 한국 전쟁을 통해 전쟁경제의 혜택을 받은 군수기업의 대대적 성장세가 확장되고 있었고 그 여파는 1960년대까지 이어졌다. 이미 뮤추얼펀드의 주식활성화로 자산운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 투자로 인한 자본확장이 붐을 이루고 있던 시기다. 물론 자산운영이 활발하게 진행된다는 건 자본시장에 개인이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쟁이 끝나자 전시채권과 퇴직군인에 대한 연금으로 미국인들의 소득이 크게 늘었고, 그런 몫돈을 활용해 소자본을 형성하는 펀드가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었으니 중산층은 더욱 더 확장 될 수 밖에 없던 시기였다.

 

핵심은 미국의 중산층들은 이미 1940년대부터 50년대를 거치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소자본을 소유 할 수 있게 되자 투자와 은퇴 후 대비 수단에 대한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고 산업은 한층 발달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1971년에는 최초의 단기 금융 시장형 뮤추얼 펀드가 설립되는데 이는 은행의 저축예금 이자율보다 훨씬 더 높은 이자율에다 수표발행까지도 가능한 것이었다.

 

즉, 더 많은 노동자가 펀드를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중산층으로 확장되던 시기에 접어들자 시장은 점점 그 열기가 뜨거워지며 과열되기 시작했던 게 1960년대라는 점이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자와 유럽과 일본의 회복으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상실되기 시작하고
과도하게 높은 세율때문에(1951~1963년 사이 4천불 이하 소득자에게 20%, 40만불 이상 소득자에게 무려 91% 소득세 부가) 인센티브 동기마저 미비해지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제작된 시기다.

 

결국 1969년에 미국은 석유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되며, 더불어 발생하는 1973년 1차 오일쇼크와 1978년 2차 오일쇼크로 인해 경제는 침체기로 접어 든다.

 

 

이젠 그 황홀한 단 맛이 사라지려는 불안한 시점에서 이 영화들이 제작됐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등장인물들(중산층)의 위선과 거짓은 어디서 시작 된 건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일러스트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1966 제작
미국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 131분

 

감독) 마이크 니콜스
출연)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조지 시걸, 샌디 데니스

 

줄거리

 

대학 교수인 남편과 그의 아내 마사.

그들은 이제 갓 부임한 생물학 교수 닉과 하니를 집으로 초대한다.

이들의 집에서 한밤중까지 벌어지는 파티.

 

마사와 조지, 이들 부부는 환멸과 경멸을 드러내며 허위와 위선에 가득찬 지난 결혼 생활을 낱낱이 드러내며 서로를 할퀸다.

이들은 젊은 부부를 위험한 자신들의 게임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들 부부가 유일하게 부부로서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아들 짐에 대한 환상.

짐조차 환상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이들 부부의 관계는 환멸만이 남는다.

이들도 젊은 시절에는 순수하게 사랑하고 연애한 커플이었다.

모든 것이 드러나자 조지는 닉 부부를 쫓아보낸다.


그리고 아침.

유일하게 두 사람을 연결해주던 짐도 이젠 죽었다.

이제부터 처절하게 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

환상은 지난 밤에 모조리 죽여버렸던 것.

인생을 진실만을 직시하며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보여준다.

 

 

 

중년 부부인 마사 와 그녀의 남편 조지

 

총장 딸이라는 배경때문에 마사는 남편을 무시하는 오만가지 행동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런 마사의 막돼먹은 행동에 더이상 참지 못한 조지는 지질한 복수를 시작한다.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는 복수.

 

 

 

1966년의 미국은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던 때였다.

 

 

완벽한 가정,

행복한 가정,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로 여길 정도의 환상을 품고 있던 미국은

이 시대에 그런 환상과 착각을 깨버리는 현실적인 풍자가 많았다.

 


 

 

언제나 둘이서

Two For The Road ,

 

1967 제작
영국 |
코미디 외 |
15세이상관람가 | 111분

 

감독) 스탠리 도넌
출연) 오드리 헵번, 알버트 피니, 엘리노어 브론, 윌리엄 다니엘스

 

 

줄거리

 

30대의 결혼 12년차 부부 조안나(오드리 햅번 분)와 건축가인 남편 월라스(앨버트 피니 분)는 결혼 생활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들은 모든 문제점들을 안고 여행을 떠나며 영화가 전개됨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여행 중에 이루어진 그들의 첫 만남, 사랑에 빠지는 과정, 까다롭고 괴팍한 미국 부부와 그 딸과 함께 했던 신혼 여행 그리고 여행 중에 표출된 부부간의 갈등 그리고 그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어 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12년 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학생 월라스는 우연히 같이 여행을 하게된 합창부의 아름다운 학생 자키(재클린 비셋 분)와 눈이 맞지만, 조안나를 제외하고 모든 여학생들이 수두에 걸리자 조안나와 유럽의 이곳 저곳을 여행하다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이제 결혼한 부부 월라스와 조안나는 괴팍한 성격의 미국 부부와 그 딸과 함께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는 신혼여행을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로드 여행에서 건축사인 월라스는 우연한 기회에 유럽 갑부의 취업 제안을 받게 되고 조안나는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과 점점 갈등과 거리를 느끼게 되는데...

 

 


 

 

1967년에 오드리 햅번이 주연을 했던 "언제나 둘이서"라는 영화도 그 시대의 미국 사회,

특히 가정과 가족에 대한 미국의 환상을 적나라하게 비꼬고 있다.

 

결혼이란 무엇이고

가족이란 무엇인가.

 

거짓과 위선의 시대.

거품이 꺼져 갈수록 거짓과 위선도 증폭되고 결국 갈등을 일으키고 만다.

 

 

 

재미있는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 된 10여년의 경제적 풍요로 인해 대다수의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중산층이라고 생갔했고,

빈곤이라는 것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1962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바로 그 시기에

미국은 전체인구의 약25%가 빈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두 편의 영화는 모두 이들을 향해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너희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니?"

"중산층이라는 게 뭘까?"

"중산층은 정말 존재하는 걸까?"

"중산층은 노동자인가, 자본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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