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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with ... 인물

진정한 동화작가, 일러스트레이터, 토미 웅거러(Tomi Ungerer) 스토리.

by story-opener 2020. 12. 15.

 

토미웅거러 스토리 (2012)

Far Out Isn't Far Enough: The Tomi Ungerer Story

 

미국
2014.11.13 개봉 98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브래드 번스타인
(주연) 토미 웅거러, 모리스 센닥, 줄스 페이퍼

 

 

세상이 사랑한 괴짜천재 아티스트의 이야기

창의력? 세상 모든 것이 아이디어지

[크릭터][즐로티][달사람] ][성냥팔이 소녀 알뤼메트] 등 다양한 동화를 비롯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천재 아티스트 ‘토미 웅거러’.
어린 시절 겪은 전쟁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며 폭력과 전쟁, 정복에 찌들어있는 세상을 날카롭고 치밀하게 풍자한 그의 강렬한 작품세계!
토미 웅거러 만큼이나 독특하고 새로운 아트 다큐멘터리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2019년 2월 8일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는 그림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였다.

 

토미 웅거러는 1931년 알자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가난과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태어난 알자스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공간적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알자스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로 정체성이 모호했던 알자스는 그가 어린 시절이었을 때는 프랑스의 영토였으나 나치 독일에 흡수되어 갑자기 프랑스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제2차세계대전의 폭격과 독일군의 알사스 지방 점령으로 매우 혼란스럽고 위험했다. 폭격으로 집이 부서져, 웅거러는 지하실에서 3개월 정도 산 적이 있는데, 이 때에 그가 보고 느낀 점은 너무나 많았다고 했다. 

 

그 기억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섬뜩하고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은 이 때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배경 속에서 어린 시절 나치가 원하는 작품을 그리며 그림에 친숙해지는데, 아마도 생전에 그림 등에 다재다능했던 아버지 테오의 재능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독일의 패배로 종결된 해방감도 잠시,
이번에는 프랑스가 알자스 지방에서 독일어 서적을 불태우고 알자스어와 독일어 사용을 금지한다.

 

토미 웅거러는 민감한 사춘기를 대격변의 시대 속에서 보내며 프랑스 또한 파시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웅거러는 유럽 여행을 떠났다. 돈이 떨어지면 잡일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도 해서 돈을 벌었다. 웅거러는 이 여행에서, 2년 정도 다닌 디자인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경험한 정체성 혼란은 그로 하여금 특정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유럽인' 혹은 '세계인'으로 자리 잡게 한 원동력이 된다.

 

이후 1956년에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갔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 《멜롭스 하늘을 날다(The Melops go flying)》(1957)를 시작으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고,

 

 

 

그림책박물관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작가 토미 웅거러의 「멜롭스 가족」시리즈. 영리하고 빠릿빠릿한 돼지 멜롭스 가족의 에피소드를 통해, 미련하고 게으른 동물로 여겨

mobile.picturebook-museum.com

 

 《크릭터》로 유명해졌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에서 금기시되는 뱀을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인정받는데도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 뛰어난 작품성으로 금기를 넘어서고 명성을 알리게 된다. 이후 그림책 작가들의 소재 선정 및 작품 활동이 보다 자유로워지게 된 큰 계기가 되었다.

 

 

그림책박물관

여러분의 생일날 아프리카에서 보아 뱀이 배달된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로 온 보아 뱀이 착한 할머니를 만나 인간들의 공동 생활의 지혜를 터득해 가는 신나는 모험

picturebook-illust.com

 

이후 수십 권의 동화책을 발표하고 다른 작가들의 책에 삽화를 그려주기도 하며,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도 삽화를 그렸다. 그런데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과 파격적인 그림으로 논란이 되자 1970년대 중반부터 동화를 그리지 않았으며, 그는 이 시기에 캐나다를 거쳐 1975년 아일랜드로 이주했다. 

Tomi ungerer - fornicon

 

토미 웅거러는 베트남 전쟁과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하지만
1969년 작 '포니콘'을 비롯한 에로티시즘에 입각한 성인용 작품들이 음란물이며
그림책 작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사 23년 간 그림책 집필을 절필하게 된다.

 

영화 '토미 웅거러 스토리'는 그의 성인용 작품들이 적나라하게 제시되기에 '18세이상관람가'이다.

 

절필 이후 그는 미국을 떠나 캐나다 오지를 거쳐 두 자식의 양육을 위해 아일랜드로 이주하여 아일랜드와 스트라스부르를 오가며 거주했다. 그는 아일랜드를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간”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이후 23년이 지난 1977년 <개와 고양이의 플릭스(Flix)>를 발표하며 다시 아동문학으로 돌아왔다.

 

 

 

그림책박물관

화합하기 어려운 집단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 수 있을까요? 고양이 부부에게서 태어난 강아지 플릭스가 고양이 도시와 개 도시의 화합을 이루어낸 과정을 보세요.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

picturebook-illust.com

 

 

 

 

 

Tomi Ungerer - Google 검색

Tomi ungerer에 관한 인기 이미지... pinterest.co.kr

www.google.co.kr

 

그의 작품은 1957년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30개국에서 149종이 번역돼 소개됐다. 

1998년에는 아동문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기도 했다. 토미 웅거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담아낸 작가였다. 인종차별과 베트남 전쟁, 트럼프가 당선됐던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반대했고 그런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표현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해 제작한 포스터, <Black Power White Power>(1967) © Musées de la Ville de Strasbourg / Diogenes Verlag AG Zürich, Photo: Musées de la Ville de Strasbourg / Martin Bernhart

 

 

 

<세 강도>와 <곰인형 오토> 표지

 

토미 웅거러는 전쟁의 기억과 상처, 어린 시절에 겪은 두려움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냈고 인간의 욕심과 허영을 풍자하기도 했다. 그것은 곧 동화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작업이었다. 

 

사람을 잡아먹는 거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제랄다와 거인(Zeralda’s Ogre)>이나 무시무시한 강도들이 등장하는 <세 강도(The Three Robbers)>, 괴물에 대한 이미지를 전환시키는 <라신 아저씨와 괴물(The Beast of Monsieur Racine)> 등의 작품은 동화에 잘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를 주인공 삼아 남다른 이야기를 끌어낸다. 

 

또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프랑스와 독일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로 사용되는 <곰인형 오토(Otto)>는 2차 세계 대전과 유태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곰 인형을 통해 잔잔하게 전해주는 작품. 

 

 

 

토미 웅거러 박물관 홈페이지

www.musees.strasbourg.eu/musee-tomi-ungerer

 

Musée Tomi Ungerer - Musées de Strasbourg

Le musée abrite un fonds important de 14 000 dessins que Tomi Ungerer a donnés à sa ville natale. La collection est présentée par roulements dans un parcours thématique, avec des sections sur les dessins de livres pour enfants, les dessins satirique

www.musees.strasbourg.eu

 


 

세계대전의 참상을 몸소 겪은 자신의 과거가 삶을 온전히 장악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끝없이 자기 안의 파시즘과 싸우는 것이 인간으로의 삶이라 믿고 실천했던 몇 안되는 아티스트인 것 같다.

 

성에너지를 원천으로 기계적인 섹스를 풍자하고

아름다운 온실 속에 아이들을 가둬두는 것에 반대하던 그는

가장 현실적이고 충격적인 아동작가이기도 한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곳에 태어났던 뉴질랜드의 자넷 프레임이 떠오른다.

 

현실에 대한 태도가 보다 적극적이던 건 물론 토미 웅거러다.

그러나 그건 같은 세대를 살면서도 서로의 성장 과정이 매우 달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성별의 격차도 큰 몫을 했을 수도 있다. 시대가 시대였으니.

 

그래도 남녀를 따지기 전에 그들은 모두 시대를 피하지 않고 자신의 현실을 온 몸으로 저항하고 발버둥치며

온전히 살아남아야 함을 전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 예술가들이다.

오히려 그들과의 소통을 단절했던 건 세상이라 불리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었다.

 

23년의 공백을 가져야만 했던 토미 웅거러.

정신병원에 감금되어야 했던 자넷 프레임.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선명했다.

 

그래도 일어서라. 일어설 수 있으니 좌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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