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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with ... 인물

미라클 벨리에, 내가 듣지 못한 말, 수화, 소리, 사랑해! - 베로니크 풀랭(veronique poulain)

by story-opener 2020. 12. 13.

 

Je vole (비상) 飛上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오늘부터 두 분의 아이는 없어요.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편 것 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술기운도 담배 연기도 없이
날아가요. 날아 올라요.

 

 

 


어머니는 어제 근심스런 눈으로 절 바라보셨죠.
이미 뭔가를 알고 계신 것처럼
하지만 전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죠.
어머닌 모른척 해주셨죠.
아버진 어색하게 웃으셨고


돌아가지 않아요.
조금씩 더 멀어질 거에요.
역 하나 또 역 하나를 지나면 마침내 바다를 건너겠죠.
내가 걸어오는 길에 흘린 눈물을 부모님은 아실까요.

 

전진하고픈 나의 약속과 열망
나 자신에게 약속한 내 인생을 믿을 뿐
멀어지는 기차 안에서 왜, 어디로, 어떻게 갈지 생각에 잠겨요.
내 가슴을 억누르는 이 새장을 참을 수 없어요.
숨을 쉴 수가 없죠.
노래할 수도 없어요.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오늘부터 두 분의 아이는 없어요.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편 것 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술기운도 담배 연기도 없이


날아가요
날아 올라요

 

날아가요
날아 올라요

 

 

youtu.be/GfRY39ybeZo

 

가족이란 비상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게 지켜주는 사람들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실제 주인공인 공연 예술가 '베로니크 풀랭'

 

 

“나는 두 개의 언어로 말한다.
내 안에는 두 개의 문화가 살고 있다.

말소리와 대화 소리, 음악 소리가 있는 ‘소리’의 낮.
수화와 소리 없는 대화, 시선만이 오가는 ‘침묵’의 밤.

두 세계로의 항해.
말과 수화.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문화.
그리고 두 개의 나라.

- '수화,소리,사랑해!' 中 -

 

 

 

들을 수 없는 노래, 들리는 딸의 마음

청각 장애인 가족 둔 소녀의 비상 꿈 위해 집떠나는 ‘미라클 벨리에’

www.hani.co.kr

 

 

청각장애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라고 한다. 

 

농인 부모를 둔 프랑스 공연 예술가 베로니크 풀랭(veronique poulain)은,
코다는 “두 개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묘사한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감독 에릭 라티고)는 국내에도 번역된 베로니크 풀랭의 자전적 소설 <수화, 소리, 사랑해!>(한울림 펴냄)를 원작으로 한 코다 소녀와 농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베로니크 풀랭의 부모는 프랑스에서 수화학교와 수화 사전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불러도 듣지 못하는 부모는 사랑한다는 소리를 속삭여줄 수가 없다. 집에만 오면 침묵에 갇힌다.

그런 부모를 팔짱끼고 멀찍이서 지켜보던 베로니크는 나중엔 농인을 위한 연극협회에서 일하며 농인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게 된다.
들리지 않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이자 하나의 문화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부터다.


베로니크의 아빠는 한 다큐멘터리에 나와 “사실은 아이가 청각장애인이길 바랬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 코다 소녀의 어머니도 “네가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울었다”고 했다.

 

농인의 세계에 아이를 가둬두려는 부모의 이기심이라고?

부모들은 들리지 않는 세계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보살핀다.
들리는 세계와는 다른 종류의 문화일 뿐이다.

 

 


 

 

 

출판사 서평

 

★영화 《미라클 벨리에》 감동 실화의 주인공
베로니크 풀랭의 자전적 스토리★

소리가 들리지 않는 엄마 아빠의 세계 vs. 소리가 들리는 딸의 세계!
두 세계를 오가는 코다CODA 작가의 지극히 사적인 가족 이야기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뜻합니다.

배가 고프다고 울어도,

목마르니 물을 달라고 해도,

“엄마! 아빠!” 불러도 엄마 아빠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코다들의 이야기다.

작가인 베로니크 풀랭도 코다이다.


수화와 과장된 표정으로 대화하고, 시도 때도 없이 그르릉거리는 소리를 내고, 버스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큰 소리로 방귀를 뀌고, 문을 쾅쾅 닫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쩝쩝대고 후루룩거리며 밥을 먹고, 큰 소리로 오줌을 누고,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무슨 내용인지 묻고, 심지어 사랑을 나누는 소리까지 감추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

 

어렸을 때는 자신이 두 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지만, 사춘기가 되자 듣지 못하고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슬리고, 성가시고, 창피하고, 침묵 속에 사는 것이 지루하고, 엄마 아빠와 수화로 대화하는 동안에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는 사실이 화가 나는 딸. 그리고 이러한 가족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


베로니크는 엄마 아빠에게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크고 작은 고민들을 마음껏 털어놓고 그들과 대화하고 싶었다.

수화나 제스처가 아닌 목소리로.

장애가 없는 평범한 부모를 둔 친구들, 부모와 소리 내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자신의 부모를 따라다니는 기분 나쁜 눈빛들은 정말 싫었다.


하지만 이제 베로니크는 안다.

자신의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해 주었는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 주었는지를……

그리고 자신이 엄마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수화, 소리, 사랑해!》는 ‘장애공감 1318 시리즈’의 열네 번째 책으로, 작가이자 주인공인 베로니크 풀랭이 태어나 자신의 아이들을 낳기까지 농인 부모와 함께한 삶의 순간순간을 돌아보며 쓴 자전적 소설이다. 베로니크는 농인 부모에 대한 미움, 창피함, 짜증, 죄책감, 후회 그리고 존경과 사랑…… 오랜 시간 마음속에 뒤엉켜 들러붙어 있던 그 모든 감정들의 민낯을 솔직하고 간결하게, 담담하면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조금은 낯선 코다(CODA)와 농인 가족의 삶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다.

★ ‘더불어 사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한울림스페셜 ≪장애공감 1318≫ 시리즈의 14번째 책

농인 부모와 산다는 것, 슬프고 불편하고 낯선 세계라고? 코다에겐 자연스러운 일상일 뿐!

 

베로니크의 엄마와 아빠, 외삼촌과 외숙모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농인이다.

베로니크와 그녀의 외사촌들은 소리가 들리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청인이다.

 

하지만 부모가 들을 수 없기에 코다들은 침묵의 세계에 살면서 동시에 소리의 세계에서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부모님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창피함, 분노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했다’고.

 

멋모르는 어릴 때에야 수화를 할 줄 아는 자신이, 자신의 가족이 특별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며 상황이 달라졌다.

농인 부모와 수화로 대화하는 것의 고단함,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내는 갖가지 소음들,

집 안에서 결코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지루함에 질려 버렸고,

때로는 엄마 아빠가 창피하고, 그들에게 짜증이 나고,

그들을 이상한 눈빛으로 구경하거나 동정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베로니크는 결국 엄마 아빠가 살아가는 들리지 않는 세계를 이해하고,

들리지 않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의 정체성임을 인정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들을 지지하고,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농인 부모와 사는 코다의 삶을 다루었지만 《수화, 소리, 사랑해!》는 결코 무겁고 어둡거나,

슬픔으로 눈물을 쥐어짜며 독자의 감정을 북받치게 만드는 신파가 아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 베로니크의 마음속에 뒤엉켜 들러붙어 있던,

부모를 향한 감정들의 민낯을 사실적이면서 솔직하게, 너저분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게, 담담하면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코다인 베로니크의 성장담이자 모든 코다들의 성장담이다. 동시에 자신들과 서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농인 부모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기까지 겪어야 했을 코다들의 남모를 상처와 수많은 흔들림을 꾹꾹 눌러쓴 코다들의 일기장이다.

들리지 않는 세계에서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농인’이라고 부른다!

 

《수화, 소리, 사랑해!》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각 장애인’ 대신 ‘농인(聾人)’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농인이라고 하면 듣지는 못해도 ‘수화(수어)’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나름대로의 문화를 지닌 집단을 뜻하지만, 청각 장애인은 듣지 못하는 ‘장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농인들의 삶이 세상의 여러 문화 가운데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수화가 여러 언어들 중 하나로 인정받는 사회.

 

베로니크의 부모님과 외삼촌은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수화 학교에서 수화를 가르치고, 수화 사전을 펴내고, 농인을 위한 연극 협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농인을 위한 작은 혁명들이 일어났고, 농인들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었다. 거리를 두고 멀찍이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베로니크는 결국 부모님을 지지하게 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마침내 온 마음으로 그들의 활동에 함께한 것이다.

책에서 스크린으로 옮겨 간 베로니크 풀랭의 이야기, 영화 《미라클 벨리에》

 

출간과 동시에 프랑스 언론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베로니크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쟁쟁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700만이 넘는 관객이 동원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미라클 벨리에》가 그 주인공이다. 2015년 8월 27일, 《미라클 벨리에》의 국내 개봉일과 동시에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이야기, 《수화, 소리, 사랑해!》가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더 영화 같은 뒷이야기가 있다.

베로니크는 프랑스의 무대 연출가이자 배우인 기 베도스의 비서로 15년 동안 일했는데, 마침 그의 딸이 베로니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시나리오로 각색한 것. 이것이 바로 《미라클 벨리에》의 시작이다. 게다가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베로니크가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수화, 소리, 사랑해!》에는 영화에 미처 담지 못한 더 많은 뒷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침묵의 세계와 소리의 세계에 한 발씩 담그고 서로의 세계와 소통하는 코다의 삶, 그리고 들리지 않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이자 하나의 문화라는 농인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 농밀하게 녹아들어 있다.

 

농인과 코다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아직 생경하고 조금은 불편하다고? 책으로 그리고 영화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그 속에는 낯설거나 불편한 세계가 아닌, 서로의 눈과 얼굴을 바라보며 소통하는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 이제 조금씩 사람들의 삶 속에 파고드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를 만나고 이해할 때가 아닐까?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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