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락방/페이지

다락방 페이지 p.27 / 재가 되어 사라질때까지 불타는, 일본드라마 - 화차 火車

by story-opener 2020. 12. 29.

 

 

債 채

빚, 부채, 빌려준 금품

 

券 권

문서, 계약서, 화폐

 

 

채권 - 남에게 빌린 돈의 금액을 적는 장부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야 하는 여자의 삶은 채권에서 시작된다.

왜 하필이면 남자가 아닌 여자일까.

라는 이 질문은 본질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채무는 아비가 지고, 여자는 아비가 해결하지 못한 채무때문에 채권으로 팔려다닌다.

이건 남녀차별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성질로 들여다 봐야 한다.

 

당시 채무를 질 수 있는 사람은 직장을 가진 사람,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대부분이 가정을 가진 중년의 남자이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직장인 젊은 남자들이다.

 

- 드라마 '화차' 인트로영상 중에서 -

 

 

아이러니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1992년 일본의 버블이 꺼지고 혼돈의 시대가 찾아오자

여자들에게도 채무를 질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이건 남자가 먼저냐 여자가 먼저냐의 문제였을 뿐

결국에는 모두가 빚을 지게 만드는 시스템이었다.

 

자본주의 만큼 공정(?)한 건 없다고 해야 할까.

 

1980년대 일본산업경제의 부흥기가 피크에 도달하던 시기에는

기업대출을 넘어 개인(가계)의 대출로 금융시장을 확장시킬 원동력이 필요했다.

 

그 첫 번째 원동력으로 산업의 중심노동층이던 남성들이 채무를 지게 되고

버블이 꺼지자 노동시장에서 퇴출되거나 단기노동자로 전락되면서

두 번째 원동력은 자연스럽게 여성이 되고

일본사회에서도 일하는 여성의 붐이 거품처럼 부풀기 시작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앞에 남녀 성차별은 없다.

특히 금융자본주의는 남녀 성구분이 아니라 대출 가능여부가 가치의 기준이 된다.

결국,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돈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돈을 모르는 능력 없는 자와 결혼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남자든 여자든 팔려가지 않기 위해서다.

 

돈을 모르는 능력 없는 사람이 결혼해서 만든 가족.

결국 채권의 대가는 가족 모두가 치뤄야 할 몫이 된다.

 

 

그렇다고 결혼하지 않는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단지, 빚에 쫓기는 시간을 조금 늦출 따름이다.

 

앞서도 반복했듯이 결국 내가 돈을 모르는 능력 없는 인간이면

빚과 교환될 운명의 결말은 마찬가지가 된다.

 

돈을 모르면 팔려가는 건 마찬가지다.

 


 

 

채권의 대가를 혼자서 감당할 것인가,

가족이라는 머릿수로 감당할 것인가.

 

온전히 혼자 감당하거나

나눠서 감당하거나

 

결국 누군가는 빚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

지금의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