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칼을 든 미츠코는 전혀 미츠코답지 않다.
시스템 덕에 잘 먹고 잘 살았던 여자가 반기를 드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제 아비에게 죽임을 당한다.
지금의 현실은 안옥윤과 미츠코, 둘 다 공존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내 안의 미츠코를 죽여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영화에서 처럼 기존 세력에 의해 제거당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내 안의 미츠코를 죽여야 한다.
여자의 진정한 암살은 내 안의 미츠코 죽이기 이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와는 달리 옥윤은 아비를 죽이지 못했다. 그럴새도 없이 하와이 피스톨이 그를 죽인다.
이유는 자신처럼 도망자가 되지는 말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거슬린다.
도망자가 되든,
독립군이 되든,
미츠코가 되든,
그건 어디까지나 옥윤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와이 피스톨이 그 선택권을 빼앗을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자기의 과거를 씻은 것 처럼 보이니, 전형적인 가부장적 시선이다.
지난 시간 도망다니며 족쇄처럼 조여왔던 자신의 풀지 못한 과제를 푼 것 처럼 보이는 것도 그래서이다.
그래놓고 그럴싸 한 핑계를 대는 모습이 억지스러움을 드러낸다.
그덕에 옥윤은 자기가 스스로 끊어야 할 운명을 제대로 마무리 짖지 못했다.
마치 한국이 친일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때문에 마지막 복수의 장면에서도 호탕하고 명쾌하게 대립되지 못한 채 설득력 약한 복수가 돼버렸다.
오히려 염석진의 자기항변 장면만 강하게 남아버린다.
후반부에 나오는 옥윤의 이미지는 염석진의 강한 이미지를 지우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하게 나온다.
도대체 복수할 마음은 있었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다락방 > 페이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락방 페이지 p.16 / 뒤늦은 후회 - 만화, 빌리 배트 17권 中 - (0) | 2020.12.12 |
---|---|
다락방 페이지 p.15 / 거짓말 - 만화, 몬스터 (7) 中 - (0) | 2020.12.10 |
다락방 페이지 p.13 / 분단전술 - 아드 아스트라 4권 中 - (0) | 2020.12.08 |
다락방 페이지 p.12 / 현실주의자 - 아드 아스트라 5권 中 - (0) | 2020.12.07 |
다락방 페이지 p.11 / 나는 한 가지 색으로 표현 할 수 없다. - 영화, 컬러풀 (2010) 中 - (0) | 2020.1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