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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페이지 p.14 / 내 안의 미츠코를 죽이다 - 영화, 암살 (2015) 中 -

by story-opener 2020. 12. 8.

 

 

 

손에 칼을 든 미츠코는 전혀 미츠코답지 않다.

시스템 덕에 잘 먹고 잘 살았던 여자가 반기를 드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제 아비에게 죽임을 당한다.

 

 

 

지금의 현실은 안옥윤과 미츠코, 둘 다 공존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내 안의 미츠코를 죽여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영화에서 처럼 기존 세력에 의해 제거당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내 안의 미츠코를 죽여야 한다.

 

여자의 진정한 암살은 내 안의 미츠코 죽이기 이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와는 달리 옥윤은 아비를 죽이지 못했다. 그럴새도 없이 하와이 피스톨이 그를 죽인다.

이유는 자신처럼 도망자가 되지는 말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거슬린다.

 

도망자가 되든,

독립군이 되든,

미츠코가 되든,

그건 어디까지나 옥윤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와이 피스톨이 그 선택권을 빼앗을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자기의 과거를 씻은 것 처럼 보이니, 전형적인 가부장적 시선이다.

지난 시간 도망다니며 족쇄처럼 조여왔던 자신의 풀지 못한 과제를 푼 것 처럼 보이는 것도 그래서이다.

그래놓고 그럴싸 한 핑계를 대는 모습이 억지스러움을 드러낸다.

 

그덕에 옥윤은 자기가 스스로 끊어야 할 운명을 제대로 마무리 짖지 못했다.

마치 한국이 친일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때문에 마지막 복수의 장면에서도 호탕하고 명쾌하게 대립되지 못한 채 설득력 약한 복수가 돼버렸다.

오히려 염석진의 자기항변 장면만 강하게 남아버린다.

후반부에 나오는 옥윤의 이미지는 염석진의 강한 이미지를 지우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하게 나온다.

도대체 복수할 마음은 있었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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